그런즉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마태복음 6장 33절)
여기에서 말하고 있는 이 의(義)란 무엇입니까? 한자를 찾아보니까, 『사람으로서 행해야 할 바른 도리』라고 되어 있습니다. 원래 이 ‘의’라고 하는 말은 하나님이 가지고 계신 여러 가지 성품 중에 하나입니다. 그러므로 사람이 의롭다 라고 했을 때는 하나님의 성품인 이 의로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보면 쉽게 이해가 될 듯합니다.
하나님이 이 의로움은 정의와 신실함과 자비라는 형태로 우리에게 나타납니다. 이런 형태는 인간과 하나님의 관계 속에서만 드러나는 것들입니다. 의라는 이 말은 구약성서에서도 이미 많이 기록되어져 있습니다. 히브리어로 체다카와 쩨데크 라고 하는데, 쩨데크는 인간의 마음에 있는 의를 나타내고, 체다카는 가지고 있는 이 의로 하는 행위를 의미하기도 하는데 비슷한 의미로 번역을 합니다.
의라는 이 말이 한자로 풀어서 올바른 도리라고 했는데, 올바른 것을 뜻합니다.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하나님의 뜻에 완전히 합치된 상태가 바로 이 의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을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하늘을 한 만년 정도 쳐다보고 있으면 알 수 있을까요? 아니면 새벽기도를 평생 한번도 안빠지면 알 수 있을까요? 하나님의 뜻은 성경 말씀으로 우리에게 주어져 있습니다. 그러므로 성경을 보지 않으면 하나님의 뜻을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의를 쉽게 설명하면 ‘하나님의 뜻’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구약은 율법을 통하여 복음을 설명합니다. 신약은 복음을 통하여 율법을 보여줍니다. 구약은 하나님 앞에서 지키고 살아야 할 법을 제시하는데 그것을 율법이라고 합니다. 이 율법의 핵심이 십계명입니다. 인간은 이 율법을 통하여 깨닫게 되는 것이 하나있는데, 인간은 율법으로 하나님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게해서 결국 인간은 복음이 없이는 이 율법이 완성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신약은 우리에게 믿음을 가르칩니다. 그리고 이 믿음이 성숙해지면 하나님을 사랑하게 됩니다. 그래서 순종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순종하려고 마음을 먹은 사람은 율법을 찾게 되고 이 율법을 통하여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터득하게 됩니다.
이처럼 구약의 율법과 신약의 복음을 통하여 하나님의 뜻을 알 수 있습니다. 고등학교 역사교과서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그 역사 교과서에 이스라엘에 관한 역사기록은 달랑 2줄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성경은 모두가 다 이스라엘의 역사 이야기입니다. 그것도 다 망한 나라의 이야기입니다. 무엇 때문에 이런 나라의 이야기를 우리가 읽고 이해하려고 애를 써야할까요?
바로 하나님의 뜻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이라는 나라의 역사를 통하여 자신의 뜻을 보여주시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무엇이며, 역사란 무엇이고, 하나님은 어떤 분이라는 것, 이스라엘이라는 의미를 통하여 우리에게 알려주시는 것이며 우리는 이것을 통하여 배우는 것입니다.
단순하게 이스라엘이라는 나라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그 나라를 도구로 사용하여 하나님의 뜻을 collection, 수집하고 모으는 것이죠. 성경이 바로 이것을 다루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과의 교통은 사도신경에 있는 성도들과의 교통으로 한정되어지는 교통이 아닙니다. 하나님과 교통이 이루어지려면 먼저 성도들과의 교통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하나님과 교통이 이루어지려면 하나님의 뜻에 완전히 일치되어 하나님이 받으실만한 인격으로 거듭나야합니다. 그렇게 되면 하나님과 교통이 이루어지고 그 교통의 결과로 영적인 충만함을 이루는 것입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자신의 의지로 성경을 읽고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여 의로운 사람이 된 사람은 없습니다. 인간은 태초에 타락하여 본래 가지고 있었던 의를 상실해 버렸습니다. 영적으로 하나님과의 관계가 끊어져 버렸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인간의 죽음을 잠시 보류하셨습니다.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는 먹지 말라 네가 먹는 날에는 반드시 죽으리라 하시니라』, 하나님이 반드시 인간을 죽이겠다는 말씀입니다. 강력한 하나님의 의지가 담겨져 있습니다.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하신 이유는 자신의 대리자로 세우려는 것이었습니다. 이 세상에 인간이 없다면 그야말로 무의미할 것입니다. 하나님은 인간을 만드셔서 마치 자신이 세상을 다스리고 정복하는 것처럼 인간을 통하여 세상을 다스리시는 것입니다. 따라서 인간이 없는 세상은 의미가 없습니다. 죽음을 잠시 연기해 주신 하나님의 뜻을 아시겠습니까?
여자의 후손이 네 발꿈치를 상하게 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여자의 후손이란 그 말 그대로 인간의 후손, 사람의 후손입니다. 아담과 하와가 낳은 첫 사람의 이름이 가인인데요, 그 이름의 뜻이 얻다 라는 의미입니다. 나중에 므두셀라도 자식을 낳았는데 이름을 노아라고 지었구요, 그 이름의 뜻은 휴식, 안식이라는 의미였습니다.
가인과 노아 모두 메시아에 대한 기대라고 보아야 합니다. 쉼이 없는 인생 속에서 자신이 낳은 여자의 후손을 통하여 혹여라도 안식을 얻을 수 있을 까 하는 메시아, 구원자에 대한 갈망이 그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기대가 시대를 타고 넘어가 마리아라는 여자에게서 마침내 후손이 태어났는데 그 이름을 예수라고 지었습니다. 예수 라는 이 이름의 뜻은 구원하다 라는 의미입니다. 예수라는 이름은 하나님이 이미 지어놓으신 이름입니다.
하나님은 이렇게 구원자에 대한 약속을 처음부터 하셨고, 그 약속을 믿는 사람들을 통하여 면면히 이어져 내려오도록 하신 것입니다.
제사가 무엇입니까? 제사를 드려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하나님한테 나아가려는 처절한 몸부림 같은 것이라고 저는 정의합니다. 도저히 불결하여 하나님 앞에 나아갈 수 없는 인간들이 제사 제도를 만들어서 그나마 하나님 앞에 그 불결함과 더러움을 씻어보려는 몸부림 말입니다. 그러므로 제사는 죄인들을 위한 것입니다. 조상을 섬기는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은 자신들의 처절한 몸부림을 조상 섬김으로 가리려는 술책일 뿐입니다. 하나님과 관계가 없는 제사가 그렇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제사를 허락하셨는데요, 불결하고 더러운 죄인들이 하나님과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길을 터주신 것이지요. 제사를 통하여 임시로 하나님과 교통이 이루어질 수 있게 된 것이죠. 구약시대의 사람들은 이 제사제도를 통하여 하나님과 교통하였고, 하나님을 믿는 신앙으로 살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세상의 제사도 마찬가지지만 일시적이며 허무합니다. 제사를 통하여 하늘문이 잠시 열리기는 하지만 그 문은 곧 닫히는 문입니다. 그리고 많은 제물을 바치면 또 열립니다. 그러나 곧 또 다시 닫히고 맙니다. 감질나는 교통입니다.
예수님의 시대에 이르기까지 유대인들 사이에는 이런 오해가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뜻대로 행하는 자가 의로운 자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은 그 의로 말미암아 하나님께 열납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유대인들은 하나님의 뜻이 율법에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율법을 지키려 안간힘을 썼겠지요. 그 율법을 지켜야 하나님께 속하는 공로를 얻을 수 있다고 믿었거던요. 그러나 오해입니다. 죄인은 율법을 지킬 수도 없고, 율법을 모두 지킬 수 있다면 그는 죄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사도 바울은 바로 이런 오해를 공유하고 살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율법의 의로는 흠이없이 살기를 원했고, 히브리인 중의 히브리인으로 자부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예수 그리스도를 만났을 때, 그는 하나님 앞에 용서받을 수 없는 죄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는 하나님과의 교통을 통하여 복음을 깨닫게 되었고, 그 깨달음이 회개의 자리로 바울을 내몰았으며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 의롭게 된 것입니다.
빌립보서 3장 9절
내가 가진 의는 율법에서 난 것이 아니요 오직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은 것이니 곧 믿음으로 하나님께로부터 난 의라
로마서 1장 17절
복음에는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서 믿음으로 믿음에 이르게 하나니 기록된 바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함과 같으니라
로마서를 읽던 마르틴 루터는 이 구절에 와서 절규합니다. ‘하나님은 어찌하여 복음에도 칼을 숨겨 두셨습니까?’.
복음에는 하나님의 의가 나타났다는 이 말에 루터는 무서운 하나님의 심판만 떠올린 것입니다. 그러나 로마서에서 말하는 이 의는 그런 뜻이 아닙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하나님의 의는 우리가 하나님께로 더 가까이 갈 수 있도록 하는 하나님 자신의 의, 공의입니다.
시편 36편 6절
주의 의는 하나님의 산들과 같고 주의 심판은 큰 바다와 같으니이다 여호와여 주는 사람과 짐승을 구하여 주시나이다
시편 119편 40절
내가 주의 법도들을 사모하였사오니 주의 의로 나를 살아나게 하소서
주의 의라고 하는 것은 인간을 심판하시는 하나님의 의가 아니라, 나로서는 도저히 속해질 수 없는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자격이지만, 그런 우리를 하나님께서 자녀 삼아주시는 하나님의 의를 말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의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나님만이 주실 수 있는 것입니다. 사람의 몸을 입고 오신 예수가 죄인된 모습으로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심으로 얻은 의입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의이며 복음을 믿는 모든 사람에게 하나님은 이 의를 나누어 주십니다. 그리고 그 의를 받은 우리는 의롭게 됩니다.
디모데전서 1:15
미쁘다 모든 사람이 받을 만한 이 말이여 그리스도 예수께서 죄인을 구원하시려고 세상에 임하셨다 하였도다 죄인 중에 내가 괴수니라
이 의가 우리의 능력과 힘과 지식으로 얻은 것입니까? 내가 죄인 중의 괴수라는 것을 깨닫게 해 주시는 능력이 어떻게 사람에게서 나올 수 있단 말입니까? 내가 만인 중의 으뜸이라고 말할 수는 있지만, 사람이 자신을 죄인 중의 괴수라고 말할 능력은 없습니다. 하나님의 의만이 우리를 이 고백 속으로 밀어 넣을 수 있습니다.
복음은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을 의롭게 만듭니다. 우리가 구원을 받았다는 것을 무엇으로 알 수 있습니까? 죄인인 우리에게 하나님의 의가 주어졌다는 것을 복음을 통하여 아는 것입니다.
에베소서 1장 13절
그 안에서 너희도 진리의 말씀 곧 너희의 구원의 복음을 듣고 그 안에서 또한 믿어 약속의 성령으로 인치심을 받았으니
성령님이 하나님의 의가 우리에게 주어졌다는 것을 보증해 주신다고 합니다. 「복음을 듣고 또한 믿어」 라고 합니다. 복음을 들으려면 교회가 필요합니다. 또 복음을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믿음에 이르러야 합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이 믿음이 무엇입니까? 이 믿음은 복음이라는 지식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말합니다.
복음을 선포할 때, 내 삶에 그 선포적 행위가 드러나 도저히 부인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을 때, 우리는 ‘아멘’ 이라고 말합니다. 무슨 뜻이죠? 그래, 그래, 맞아, 맞아, 그 말이 맞는 것 같아, 나도 저런 경험을 했어. 인생 살아보니까 그런 것 같아. 아멘, 아멘. 아무것도 모르면서 아멘이라고 하면 그것은 외식하는 행위입니다. 아는 것이라야 믿을 수 있지 않습니까? 알아야 아멘이죠.
또 믿는다는 것은 사람의 복잡한 감정선을 하나의 느낌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복음을 알게 되고 그 복음을 믿게 되면 반드시 그 복음대로 될 것이라고 느끼게 된다는 믿음 말입니다.
그러므로 믿음이란 허공에 떠다니는 먼지처럼 붙잡히지 않는 그 무엇이 아니라, 복음이라는 지식을 받아들여 그 지식에 대하여 나의 세상적 고집이 완전히 굴복하고 참패하며, 그렇게 됨으로써 복음에 대한 완전한 신뢰가 형성되고, 복음을 설명하는 모든 수식과 서술이 성취될 것이라고 마음으로 받아들여지고 느껴지는 단계가 바로 믿음입니다.
그리고 이런 믿음의 요소가 갖춰지면 나의 의지가 이 요소들을 뒷받침해 주어야 합니다. 내 의지란 나를 완전히 굴복시키는 것을 뜻합니다. 우리 목사님 자주 말씀하시죠. 머리로 받아들이고 가슴으로 느껴서 자신의 의지적 결단을 곧추 세우는 것, 그것이 믿음이며, 그런 의지적 결단이 외부로 드러나는 삶이 전도지가 되어야 하는 것이라구요. 전도지 백만장 찍어서 돌리는 것 보다 내 삶 자체가 전도지가 되어야 한다는 말씀, 쉬운 말인 것 같지만 사실 이렇게 산다는 것, 내 삶이 전도지가 된다는 것, 만만치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 새벽마다 몸부림치며 기도하는 것 아닙니까? 그래서 우리 수요일이며 금요일이며 주일에 나와서 하나님의 뜻을 찾아 가는 것 아닙니까?
교회에서 복음을 설교하면 그 복음을 듣고 그 복음을 믿는다고 말씀합니다. 그렇습니다. 믿음은 좋은 것입니다. 왜냐하면 설교를 통하여 복음을 알게 되었거던요. 그러니 복음이 좋다라는 것에는 아멘으로 화답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기도하면서 마음으로 복음을 받아들이고 그렇게 될 것이라는 강한 느낌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복음을 지식으로, 머리로 받아들이고, 가슴으로, 감정을 통한 신뢰, 그 너머로 우리를 덜컥 얹어 버려야 그것이 믿음입니다. 믿는다는 것은 그저 믿습니다, 아멘으로만 믿음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나의 의지가 동반되어야 합니다. 내가 복음대로, 알게 된 복음의 지식대로 살 것이라고 하는 강력한 의지를 표현하고 행동해야 그때서야 비로소 믿음이 되는 것입니다. 믿음이 있어야 하나님의 뜻을 올바르게 분별할 수 있습니다.
결론
35년여 전에 이곳에 교회가 세워졌습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수많은 사람이 예배와 찬송과 경배를 드리면서, 모나고 뭉툭한 세상 이성의 자투리들을 깎아내며 한 해, 한 해 거듭나는 성도들로 장의자가 채워졌습니다.
거제도 옥포의 이름모를 황량한 땅에 세워진 교회가, 이 성령공동체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고, 지역을 변화시키고, 자녀들이 예언하게 하였으며, 청년들에게는 환상을 보여주었고, 노인들은 꿈꾸게 만들었습니다.(요엘 2:28)
여러분은 지금, 하나님의 의가 어떻게 우리를 변화시키고 만들어가고 인도해 가는지 똑똑히 목도하고 계신 산 증인들이십니다. 여기 교회를 보세요. 우리 교회의 굴곡진 역사를 생각해 보세요.
이 교회 하나가 세워짐으로써 이 공동체에 속한 영혼들이 저 악하고 험한 세상으로부터 어떻게 승리하며 버텨왔는지 거슬러 반추해 보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은 승리자입니다. 성도 여러분들을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여러분은 승리하셨습니다.
